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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등록금 그대로 받고 1학기 동영상 재탕?…대학가 원격강의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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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성균관대분회 작성일20-09-20 12:41 조회4,44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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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na.co.kr/view/AKR20200919051200004?section=search 

 

 

 

"고등교육 종말 초래…학교 측에 인건비 삭감 샅바 쥐여준 격"

교육부 "원격수업 규제 개선…확대 취지는 아냐"

2학기에도 온라인 강의
2학기에도 온라인 강의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오주현 기자 = "지난 학기와 같은 영상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2학기 개강 직후인 지난 3일 한 중앙대 학생이 학교 온라인 게시판에 글을 올렸다. 원격강의 체제가 2학기째로 접어들자 1학기 강의 동영상이 이번 학기 '재탕'되는 사례가 빈번하다는 내용이었다.

이 학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특수한 상황으로 온라인 강의를 하는 것은 이해한다"면서도 "적지 않은 등록금을 내고 수강신청한 결과가 지난 학기 영상을 보고 공부하는 것이라면 대학 수업이 사실상 인터넷 강의와 다를 바 없지 않냐"고 주장했다.

최근 서울시내 대학 '에브리타임'에는 "3월에 제작됐다고 적힌 강의 영상이 올라온다", "강의 재탕할 거면 등록금도 재탕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 "아직도 콘텐츠 재생 오류가 너무 많다" 등 원격수업에 대한 불만이 담긴 게시물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20일 대학가에 따르면 2학기에도 이처럼 비대면 강의에 대한 불만이 높은 가운데 교육부가 "원격 교육 활성화를 위해 규제를 없애겠다"는 취지의 방안을 발표하자 대학 현장에서 반발이 나온다.

중앙대 게시판에 올라온 원격강의 비판 글
중앙대 게시판에 올라온 원격강의 비판 글

[게시물 캡처]

교육부는 지난 9일 발표한 '디지털 기반 고등교육 혁신 지원방안'에서 현행 '총 학점의 20% 이내'만 개설할 수 있도록 규정한 원격수업 관련 규제를 개선해 대학이 자율적으로 원격수업 비율을 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대학이 자율적으로 원격수업을 확대 운영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셈이다. 원격강의가 코로나19 상황에서의 '임시방편'이라 여겼던 학생들은 교육부의 이번 발표가 현장과 충분한 논의 없이 졸속으로 이루어졌다며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대학원생노조는 지난 14일 낸 성명서에서 "원격교육 규제 철폐가 불러올 참사는 곧 고등교육의 종말일 것"이라며 "아무리 인프라를 갖춘다고 하더라도 원격교육은 면대면 교육과 질적으로 다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대학 비대면 수업으로 '등록금 반환' 요구가 컸음에도 교육부 발표에는 원격교육 확대와 교육비의 상관관계가 언급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가톨릭대 사회학과에서 석사과정을 밟는 양승서(24)씨는 "기술적 개선으로도 극복할 수 없는 원격수업의 한계를 현장에서 느꼈다"며 "발제·토론 위주로 진행되는 대학원 수업의 피해는 더 컸는데, '혁신 교육'이란 미명을 붙여 원격수업 규제가 사라지면 대학의 재정적 이득만 커지게 될 것 같다"고 했다.

등록금 반환소송 기자회견
등록금 반환소송 기자회견

[연합뉴스 자료사진]

대학에 오자마자 원격 강의를 들어야 했던 20학번들 사이에서도 우려가 나온다.

중앙대 사회학과 1학년 조형우(19)씨는 "대학생들 사이에서 제기된 등록금 반환 요구 자체가 온라인 강의에 대한 학생들의 시각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며 "20학번들은 원격 수업을 받으며 '사이버 대학생'이라는 자괴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조씨는 "원격 수업 비율을 자율에 맡긴다면 대학 입장에서는 인건비 절감을 위해 원격 강의 수를 늘리는 것이 당연한 수순 아니겠냐"고 우려했다.

원격 강의를 진행하기 위해 일반 강의 때보다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직접 수업 영상을 녹화·편집하는 '1인 크리에이터'가 돼야 했던 교강사들도 반대 의견을 냈다.

한국비정규교수노조는 14일 성명에서 "교육부 발표는 수업의 가치를 비용으로 환산하는 사립대학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샅바를 쥐여준 격"이라고 비판했다.

김진균 비정규교수노조 부위원장은 "비정규 교수들은 비상상황에서 제대로 된 공간과 장비도 받지 못하는 열악한 환경을 감내하며 1학기 원격수업을 진행했지만 2학기에도 발전은 없었다"며 "원격수업은 비상 대책으로서만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육부 측은 이런 비판에 대해 "9일 발표는 '대학 원격수업을 확대하라'는 취지가 아니라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원격·대면 수업이 원활히 병행되도록 지원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올해 하반기 총 1천억원 규모의 긴급재정지원 예산을 편성하고, 온라인 원격도우미를 배치하는 등 대학의 원격수업 환경 개선을 지원할 계획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원격수업 촬영 방법과 공간 마련 등에 어려움을 느끼는 교강사들을 위해 대학별 원격교육지원센터에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viva5@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20/09/20 08:15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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